1대 천황- 우성 닭갈비(퇴계동)
퇴계동의 우성 닭갈비는 우선 깨끗하다. 넓은 주차장 시설에 실내에 들어서면 막 개장한 찜질방에 온 느낌이 든다. 밝은 마루 색에 대형 티비, 깔끔한 6개의 방까지 대개의 닭갈비집이 가지고 있는 다소 칙칙한 분위기를 탈피한다. 위치도 좋아서 자동차를 가지고 외지에서 오는 여행객이라면 굳이 복잡한 춘천 시내를 들어가지 않고도 제대로 된 닭갈비를 먹일 수 있겠다. 그것도 시내 보다 1천원 싼 1인분 7500원에.
우성 닭갈비의 본점은 후평동 강원대 후문에 있다. 우성 닭갈비 하면 이미 춘천 닭갈비의 대표 브랜드가 아니던가. 퇴계동 우성은 후평동 본가의 아들 내외가 운영하는 곳이다. 어차피 같은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를 하니 맛이야 똑 같을 듯. 다만 젊은 아들 내외의 톡톡 튀는 감각이 퇴계동 우성에 덧칠을 한다.
커다란 철판에 닭과 떡, 고구마 등을 넣고 어느 정도 익으면 2차 양념이 부어진다. 대파, 양파, 깻잎 등이다. 고추장은 아주 소량을 쓰고 태양초 고춧가루를 약 95프로 쓴다. 그 때문인지, 닭갈비에 텁텁한 맛이라곤 전혀 없다. 개운하고 기분 좋은 매운 맛이다. 양념이 배일수록 닭갈비가 제 맛을 낸다. 닭고기의 쫄깃한 부드러움과 고구마의 단맛이 쫀득한 떡과 함께 어우러진다. 음악으로 이야기 하면 근사한 오케스트라다. " 야, 맛있다" 라는 말이 자동 응답기 처럼 튀어나온다. 이 집 닭갈비, 정말 맛있다.
닭갈비를 다 먹으면 우동 사리나 볶음밥을 선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잘 삶은 우동 사리는 춘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사리다. 닭갈비를 먹은 불판에 들기름과 팽이버섯, 상추를 넣고 면을 비비는데 그 맛 한번 기가 막히다. 내노라하는 이탈리아 전문 레스토랑의 칠리 스파게티 보다 딱 두 배 더 맛있다. 면이 싫다면 밥을 볶아 드시라. 상추, 김가루, 팽이버섯을 밥과 함께 볶아 주는데 들기름의 부드러움과 양념들이 밥알 하나하나 마다 꽉꽉 채워져 배부른 배가 비명을 지른다. 새우깡만 손이 가요 손이가..는 것이 아니었더라.
여주인 김미영씨를 또 우리가 기억해줘야 한다. 어려서부터 단골집이었던 우성 닭갈비, 그 단골집 아들과 눈이 맞았다. 그 특별한 인연 때문인가, 김미영씨의 발랄함에는 가식이 없다. 자신이 좋아한다는 한 가지 이유로 고추냉이 소스를 손님에게 내놓는 당돌함이라니. 암탉이 웃으니 닭갈비집이 흥하더라.
위치 : 서울방향에서 춘천으로 들어서면 시외버스 터미널을 지나 온의사거리 온의사거리를 지난 후 큰 사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우회전 후 약 500m 거리에 * 주차시설 완비 | |
전화번호 : 033-242-8484
영업시간 : 11:00~23:30
메뉴 : 닭갈비 7,500원 (300g) 닭내장 7,500원 (300g) 공기밥 1,500원 사 리 1,000원 떡 1,000원 |
종합 평점 : ★★★★☆ |
2대 천황 - 1.5 닭갈비
"1.5가 무슨뜻입니까?" 라고 묻자 " 1. 5배의 만족도를 드린다는 뜻입니다" 라고 대답한다. "옆집에 2.0 닭갈비 생기면 여기는 망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농담에 이 집의 사장 김태우씨(36)가 씨익 웃는다. 어, 그런데 같은 남자가 봐도 잘 생겼다. 장동건스럽다. 춘천의 얼굴, 춘사마의 탄생이다. "결혼했냐?" 고 물으니 또 씨익 웃는다. 응, 했구나. 아아 들린다, 여성 손님들 발길 돌리는 소리 샤샤샤샥.
춘사마 김태우씨
그런데 잠깐! 맛이나 보고 발길 돌리시라.
1.5는 춘천에서 소문난 집이다. 한때 카레 소스로 대박을 터뜨린 집이다. 지금도 1.5 마니아들을 사방에서 키워대고 있는 집이다. 과연 이유가 뭘까?
자극적이지 않고 평이한 맛이다. 그렇군, 이 집 역시 깻잎 등 강렬한 야채를 극도로 자제해 질림 대신 끌림을 노렸구나. 불 판위 닭갈비가 외치는 듯하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평이한 것도 좋은 것이여.
"이 집이 왜 유명한 건가요? "
우물쭈물 거리는 김태우씨. 그럼 취조 심문 들어가자. "기교를 섞지 않았군요", " 질리지 않는 맛이군요"
그랬더니 그러더라. "그건 어느 집도 다 똑같은 것 아닌가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우리 집을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긴 뭘 몰라. 요란스럽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와 딱 그 만큼의 맛..그리고 주인장의 겸손함이 1.5의 비결인게지.
위치 : 팔호광장에서 강원대후문방향으로 직진하다 보면 보안사거리. 보안사거리를 지나면 외편으로 1.5 닭갈비. * 주차시설 없음 | |
전화번호 : 033-253-8635
영업시간 : 11:00~24:00
메뉴 : 닭갈비 8,000원 (300g) 닭내장 7,500원 (300g) 공기밥 1,500원 사 리 1,000원 |
종합 평점 : ★★★★ |
3대 천황- 구 우미닭갈비
명동에 있는 우미닭갈비를 취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취재 중 계획을 바꿨다. 우미닭갈비의 원조가 있다고 한다. 원조! 이거 땡긴다. 그래서 찾아간 집이 한림대 근처의 구 우미 닭갈비다. 그리고 실제로 이 집이 우미닭갈비의 원조였다.
25년 동안 명동 우미 닭갈비를 키우던 우미의 원조는 건물 주인에 의해 장소를 옮겨야 했다. 상표권이니 하는 법적인 것들에 둔감했던 시절이었다. 강원대 후문으로 장소를 옮긴 이들이 지금의 우성 닭갈비를 일군다. 그러다 어머니는 퇴계동 우미닭갈비를 아들 한민희씨(37)는 바로 이곳에서 구 우미 닭갈비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게 된다. 허허 닭갈비집의 인간극장감이다.
각설하고 과연 원조가 지키고 있는 전통적인 닭갈비는 어떤 맛일까?
고추장으로 양념을많이 해서 텁텁한 맛도 느껴지고 닭과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이 기름처럼 번들거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양념이 고기에 깊숙이 배어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집 닭갈비는 선이 굵은 맛이다.
"작은 사진은 우동 사리"
요즘 개량화된 닭갈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이 집 닭갈비에서 감각적인 그 무엇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원래 원조는 그런 것인가 보다. 현대에 밀리는 운명. 그저 과거를 향수하는 사람들에 의해 소비 되어지는 숙명. 그 때문인지 여기는 학생들이나 외지인보다 춘천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근처 아파트 주민들도 이 집을 자주 찾는다. 춘천 닭갈비의 뿌리를 느껴보고 싶은 이라면 망설일 것 없이 방문하시길.
위치 : 팔호광장에서 후평사거리로 직진 - 후평사거리에서 춘천소방서방향으로 * 주차시설 없음 | |
전화번호 : 033-244-2614
영업시간 : 11:00~24:00
메뉴 : 뼈있는닭갈비 8,000원 (400g) 뼈없는닭갈비 7,500원 (300g) 닭내장 8,000원 공기밥 1,500원 사 리 1,000원 |
종합 평점 : ★★★☆ |
4대 천황- 지난번 소개했던 그 집, 산골 닭갈비
산골 닭갈비는 닭갈비 원조 명동 골목에서도 가장 먼저 생긴 원조집이라고 한다. 골목에서 가장 큰 집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 손님 뿐 아니라 미군 부대, 일본 관광객, 중국 관광객 까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글로발한 집이다. 글타고 여행사한테 커미션 줘가면서 단체 손님을 영업하는 집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가이드 밥 먹여주는 정도가 이 집에서 하는 전부라니 제법 호연지기가 엿보인다.
산골 닭갈비에서 스스로 말하는 맛의 비결은 바로 '정직한 맛'이다. 기본 양념 맛을 흐리는 깻잎등 향 강한 채소를 쓰지 않고 정직하게 양념맛으로만 승부한다고 한다. 고춧가루도 최고급 태양초만을 쓰고, 단 맛도 양파를 갈아 넣어서 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맛이 상당히 깔끔하다. 야채나 과일 특유의 기분 좋은 단맛이 입속으로 포근하게 전해져 온다. 먹다보면 기름기에 질릴만도 한데 그런게 없다. 편안한 맛...산골 닭갈비를 표현하기 딱 좋은 말이다. 조미료 맛 안나고 달지 않다는 거, 이거 하나 만으로도 이 집은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닭 냄새가 좀 난다. 하기사 이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방목한 닭을 쓰거나 냄새를 없애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는 한 닭 냄새는 날 수밖에 없다. 하루에 닭 몇 백 마리 어치를 파는 집에서 닭을 숙성시키거나 하는 건 바랄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러나 저런 것 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따로 있다. 양이 좀 줄었다! 사실 춘천 닭갈비 최고의 메리트는 양이 아니었던가. 보기만 해도 행복해 버리는 넘쳐나는 양. 근데 이 양이 줄었다는 것은 맛 없어졌다는 것 보다 더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닭갈비에서 인생 끝까지 가져갈 충격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주저 없이 산골 닭갈비에 들르시라. 마지막으로 산골 닭갈비를 맛있게 먹는 팁 하나. 불판에 오래 눌리시라. 이곳의 불판은 다른 곳 보다 두텁고 노련하여 지가 알아서 기름 양을 조절한단다. 불위에 오래 두어도 타거나 하는 일은 잘 없으니 오래오래 뭉근히 눌려서 드시길 바란다.
위치 :춘천 명동 닭갈비 골목 안 | |
전화번호 : 033) 254-7042
메뉴 : 뼈없는 닭갈비 8,500원 뼈있는 닭갈비 8,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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